한 사람은 모두를 모두는 한 사람을
<구름은 하늘에 있고 물은 병 속에 있다>
올 여름은 마른 장마라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연일 이어지는 폭염에 흐르는 땀방울이
절로절로 업장소멸을 시켜 줍니다.
비우고 버리고 비우고 버리는…
창밖으로 보이는 하늘은 더위와 무심하게
하얀 뭉게구름이 두둥실 푸르릅니다.
“구름은 하늘에 있고 물은 병 속에 있다”(雲在靑天水在甁)
선종사에 유명한 약산스님의 말씀입니다.
평소 약산스님의 명성을 듣고 찾아온 지방장관이
본체만체하는 약산스님에게 기분이 상해 넌지시 기분 상하라고 말합니다.
‘막상 와서 보니 천리 밖 소문보다 대단치 않구나’
불일암에 계실 때 법정스님께서도 비슷한 말을 많이 들으셨다고 합니다.
스님 글 몇 줄 읽고 속아서 대단한 중인 줄 알고 찾아왔는데
‘와서 보니 대단치도 않고 바짝 마른 중이네!’하고
간 사람이 더러 있었다고 하십니다.
‘그대는 어째서 귀만 소중히 여기고 눈은 천하게 여기는가!’
약산스님의 말씀에 관료인 이고는 크게 깨우쳤다 합니다.
진리란 별 것이 아니라 지금 이렇게
존재하고 있는 모든 사물 그대로라는 소식입니다.
우리가 절에 와서 법회에 참여하는 것은
그런 길을 찾기 위한 것이지, 절 안에 무슨 도(道)가 있어서가 아닙니다.
내 일상 안에, 내가 부딪히는 인간관계에 바로 도가 있고, 진리가 있고, 불법이 있습니다.
그래서 마음 밖에서 찾지 말라는 것입니다.
문향(聞香)
시끄럽고 거친 말이 많은 세상.
뙤약볕에서도 곱게 피어난 수련을 보며 침묵 속에서 전하는 꽃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향기로…
<그대가 누구인가는 중요하지 않다.
사업가이든 수행자이든 정치인이든
배우이든 택시 운전사이든, 그 겉모습은 중요하지 않다.
그대는 하나 속에 전체가 있음을 깨닫고
한 사람은 모두를 위하고
모두는 한 사람을 위한 삶을 실천하는가,
아니면 개체와 자아의 감옥에 갇혀 살아가는가.
그것에 따라 그대의 삶은 성자의 삶이 되기도 하고 속인의 삶이 되기도 한다.>